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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4. 22. 00:45 가볍게 커피 한 잔




Sentimental Scenery의 신보 「Soundscape」


쩌다보니 회사에서 DJ(읭?)역할을 맡다보니 늘 새롭고 신선한 음악을 찾게 된다.
회사에서 BGM으로 깔아놓을 음악으로 선정되려면 조금쯤 섬세한 기준을 거쳐야 한다.

1. 너무 시끄럽거나 하면 안된다. 다시 말해 하드록 같은 건 좀 그렇다.
    싫어한다기 보다는 일에 집중이 안되므로.
2. 너무 우울하거나 몽환적이면 안된다.
   ...대표님이 안좋아하신다.
3. 늘 듣던 것은 별로다. 안된다까지는 아니지만 듣는 사람 입장에서 지겹고,
   업종이 업종이다 보니 새로운 아티스트를 만나보고 싶은 것이다.

그리하여...
대중적인 것은 왠지 싫은 반골 기질에다가,
발라드를 싫어하는 취향 때문에 보통은 인디 음악 쪽으로 선곡을 하게 된다.
지난 겨울까지만 하더라도 소란, 10cm 같은 잘나가는 인디 밴드들의 노래가 주를 이루었다면
최근에는 일렉트로니카 쪽으로 많이 선곡하는 편이다.
지난 겨울에는 다른 사람이 DJ를 했는데 그 분과 필자의 취향은 조금 달랐다.
사실 소란, 10cm. 나도 좋아한다.
하지만 그들의 맛깔나는 음악을 몇시간 동안 반복 청취하다보면... 결국 질리게 된다.
반면 일렉트로니카은 반복되는 비트에 자연스럽게 '중독'이 되고
일반적인 모던록에 비해 담백하고 깔끔한 느낌이다.
자극적인 음식은 처음 먹을 때는 맛있지만 오래 먹을 수는 없다.
반면에 담백하고 싱거운 음식은 처음에는 별로더라도 오래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이것과 비슷한 원리 아닐까?

위의 꾸리한 사정을 제쳐놓더라도, 필자는 원래부터 일렉트로니카을 좋아했었다.
방에 틀어박혀 생각에 잠기고 음악이나 흥얼거리는 것이 청소년기의 대부분이었던 관계로,
캐스커의 「철갑혹성」이나 전자양의 「Day is far too long」과 같은,
필자의 주변 사람들이 볼 때에는 괴상하기 짝이 없는 걸 듣고 있었다.
덕분에 스스로 '내 취향은 정말 괴상하기 짝이 없군'이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었지만
최근 읽게 된 <주머니 속의 대중음악>(윤호준 저, 바람의 아이들)에는 두 앨범이 모두 수록되어 있었고
비로소 '아, 내 취향은 대중적이지 않을지는 몰라도 또라이는 아니다. 아니, 오히려 꽤 괜찮다!'라는
자화자찬적 결론을 얻게 되었다.

...얘기가 쓸데 없이 길어지는데, 지금에라도 정확히 밝혀두지만 이건 리뷰가 아니다.
카테고리도 그냥 '가볍게 커피 한 잔' 아닌가.

뭐든 그렇듯이 생각만 하다가 막상 쓰려고 하니 참 힘든데,
이번 앨범에 대한 느낌을 말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보통 일렉트로니카을 들으면 사람의 목소리를 인공적으로 변형시킨 독특한 사운드,
뿅뿅 거리는 사운드를 통해 외계 행성이나 11차원으로 와버린 듯한 착각,
무한반복하다보면 약물에 취한듯 멍해지는 반복적인 비트 등을 기대하곤 했다.
그런데 본 앨범은 그 이상의 청명하고 맑은 느낌, 심지어 자연에 가까운 느낌을 받게 되었다.
앨범의 제목도 그렇고, 수록곡들의 제목에서도 그렇다.
이루마의 연주곡 보다도 깨끗함이나 순수함과 같은 서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하면 과장일까.
어찌 이루마를 흠잡을 수 있겠냐마는,
어쩌면 요즈음의 감성이라는 것이 소위 '전자적'이라는 것과 떼어놓을 수 없기 때문 아닐까.





흠..
무슨 말이 더 필요하랴.
본 앨범의 타이틀 곡 Brand New Life의 공식 뮤비 감상.
필자가 또 좋아라하는 미디어 아트의 세계로 퐁당. 그야말로 신세계에 갔다온 느낌이다.
그리고 이 신세계의 노래는 당신에게 속삭인다.
현실로부터 벗어나지 말라고.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고. 그리고 살아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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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말자_